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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사귀어줘서 고맙습니다

by 501™ 2017. 6. 8.

 

 

그리고 이글에 달린 댓글중

 

제 와이프 생각이 겹쳐서 순간 울컥했습니다. 회사 1층 커피숖에서 일했는데 처음 봤을때 겨울인데도 얇은 옷만 입고 식사는 매일 삼각김밥만 먹고 왠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더군요. 맞습니다. 시작은 정말 측은지심이였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화도 낼줄 모르는 바보라서 진상손님들 와서 뿅뿅해도 생글생글 웃고 있던. 바보였네요. 얼굴은 그냥 정말 지극히 평범한 여자였는데. 삼각김밥 먹는게 안쓰러워서 같이 밥먹다가 뭔가에 이끌렸는지 제가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막상 사귀고 나서 보니 어렸을때 살던 얘기가 제가 알던 세상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마을 공용화장실에서 볼일을 봤다고 하고 뜨거운물로 머리감아본일도 별로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데이트하면서 사주는 저렴한 밥들도 다 처음먹어본다고 했었네요. 다행히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에 크게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귄지 2년 반쯤 됐을때 한날 저한테 얘기하더군요. 자기는 월급타면 집에 다 갖다주고 돈하나 모아놓은 것도 없고, 오빠가 나한테 해주는 모든게 고맙지만. 저한테 아무것도 못해주는 자신이 너무 미안하다고... 더 만나면 나중에 자신이 너무나 아플것 같아서 이제 자기 그만 만나고, 다른 사람 만나라고... 태어나서 저 만났었던 2년여가 제일 따뜻하고 너무나 행복했었다고 울면서 얘기허더군요. 솔직히 고민 안했다면 거짓말이고 이틀정도 엄청 고민했었습니다. 고민할 수록 나란 사람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따뜻한 사람일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이 여자라면 평생 같이 있으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서 프로포즈 했습니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나하고 결혼하자. 내가 그 행복했던 기억 평생동안 느끼게 해줄께. 둘이 껴안고 거의 하루종일 펑펑 울었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기로 하고 상견례하다보니 와이프 집쪽에서는 저희 결혼하는 자금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였고, 장모님은 제게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장모님께 미안해 하시지 마시라고 괜찮습니다. 저희 집에는 비밀로하고 와이프가 해왔던 혼수 등은 모두 대출을 받도록 했습니다. 기본소득이 작다보니 굉장히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더군요. 그렇게 결혼식 조촐히 마치고 신혼여행 첫날밤도 둘이 손잡고 엄청 울었습니다. 그 후로 3년이 지나고 아껴쓰고 절약해서 둘이서 빌렸던 대출 다 갚고 딱 제로 상태로 시작한게 올해 3월쯤이네요. 이제 그동안 미뤄왔던 아가도 이제 만들려고 노력중입니다. 3년이 지나도 여전히 서로에게 감사하며 아침마다 서로 다른 직장으로 출근함을 아쉬워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저 글 보니 울컥하게 되네요. 오늘 집에 갈때 맛난거 사들고가서 옛날 얘기하면서 맥주한잔 같이 하고 싶네요. 회사에서 눈팅하다가 칠칠 맞게 울컥했네요.. 쓸데없는 긴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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