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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30 Verve Collector's Edition

by 501™ 2017. 2. 24.

1. Antonio Carlos Jobim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 1963

보사노바의 3대 걸작인 'Jazz Samba'(1992) 'Getz/ Gilberto'(1963)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1963)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버브는 박스세트에 2 타이틀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가로서의 위상과 연주자로서의 능력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리더 데뷔작인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이다. 

대중적인 인기와 사랑은 'Getz/ Gilberto'를 넘어설 수 없지만 1963년 5월에 같이 녹음되었기 때문에 조빔은 본 작에 자신의 스타일을 

담기 위해 더욱 노력했을 것이다. 과도한 리듬 변형과 솔로 등 재즈적인 해석을 절제하고 'The Girl From Ipanema'

'Insensatez''One Note Samba'등을 보사노바의 정통성을 살려 연주하고 있다. 그래서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인정받고 있는 앨범이다. 

곳곳에서 청량감을 더하는 디지 길레스피 밴드 출신의 레오 라이트(플루트)와 라이오넬 햄프톤 악단의 트롬본 주자 지미 클리브랜드가 

적절 수위를 지키며 솔로를 선보이며, 연주의 품격을 높이는 현악 앙상블은 클라우스 오거만이 책임지고 있다. 클라우스 오거만은 

현악 세션의 마법사로 최근 다이애나 크롤의 보사노바 작 'Quiet Nights'(2009)에서도 요술봉을 흔들었다. 


2. Ben Webster Quintet 'Soulville' 1957

2009년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테너 색소폰의 거장 벤 웹스터의 대표작으로 1940년대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 시절 코튼 테일(Cotton Tail)로 

대표되는 거침없는 연주에 넉넉한 톤까지 더해 그의 값어치를 올려놓고 있는 명반이다. 당시 테너 색소폰은 콜맨 호킨스와 레스터 영이라는 

대가들의 그늘 아래 덱스터 고든과 돈 바이어스 같은 직속 후배와 소니 롤린스와 존 콜트레인이라는 신예가 뜨겁게 한판 승부를 벌이던 

때이지만 벤 웹스터의 남성다우면서도 멜로딕한 블로윙을 넘어서는 테너맨은 흔치 않았다. 노먼 그랜츠의 탁월한 초이스로 당시 버브의 

가장 뛰어난 리듬섹션인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오스카 피터슨-허브 엘리스-레이 브라운)와 스탠 레비의 드럼이 서포트 하고 있다. 

앞만 보고 자기 길을 가는 경주마처럼 벤 웹스터는 선후배의 폭풍 같은 연주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 같은 테너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Lover Come Back To Me''Makin' Whoopee'를 듣다보면 얼른 소울의 마을로 이사가고 싶은 심정이다. 추후 CD로 발매될 때 3곡이 추가되었는데 

이 곡들은 오스카 피터슨이 아닌 벤 웹스터가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곡으로 초기 부기우기 스타일을 정감 있게 연주하고 있다. 


3. Bill Evans 'Conversation With Myself' 1963

전통적인 재즈 피아노 연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오버더빙(Overdubbing)을 통해 3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것 같은 효과를 

낸 빌 에반스의 특별한 앨범이다. 내면에 있는 또 다른 피아니스트와 대화하듯 연주하는 이런 형식은 먼저 녹음된 테이크로 인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모든 연주를 자신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한 바를 이루기에는 용이한 방법이기도 하다. 

자신 속에 있는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떠나는 독특한 연주이기에 내성적인 빌 에반스에게는 어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연주 컨셉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인지 4년 후 같은 형식의 앨범 'Further Conversations With Myself'을 발표하고, 워너로 이적한 후 다시 한 번 

오버더빙을 시도해 'New Conversations'(1978)을 선보이며 '자신과의 대화'를 마무리 짓게 된다. 같은 레벨치의 피아노 소리만 겹쳐 들리기에 

날카로운 맛이 있지만 솔로 시 연주되는 반주의 다양함을 듣기 위해서는 이 연주만한 것도 없다. 스타일상 반대편에 서 있는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을 3곡('Round Midnight''Blue Monk''Bemsha Swing')이나 연주하고 있다.


4. Bill Evans Trio 'At The Montreux Jazz Festival' 1968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은 최고의 재즈 연주자만이 서는 무대이기에 지금까지 몽트뢰 라이브 앨범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중 노먼 그랜츠가 

제2의 J.A.T.P. 공연으로 기획한 일련의 1970년대 공연은 거장들의 후기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빌 에반스 역시 몽트뢰에서 공연을 했는데 

1968년 6월 15일에 에디 고메즈(베이스)와 잭 디조넷(드럼)과 함께 트리오로 무대에 올랐다. 스코트 라파로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자리를 이어간 

척 이스라엘, 마크 존스 등 많은 베이시스트 중 유려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솔로로 많은 인기를 얻은 연주자는 단연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에디 고메즈이다. 단순한 워킹이 아닌 피아노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민첩하고 적극적인 솔로를 보여준 에디 고메즈의 베이스 연주로 인해 

리버사이드 4부작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오랜 동료이자 프로듀서인 헬렌 켄을 위해 빌 에반스가 만든 'One For Helen'부터 

'Nardis''Someday My Prince Will Come'등 즐겨 연주하는 11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Quiet Now'와 아름다운 'I Loves You, Porgy'는 

피아노 솔로로 연주된다. 


5. Bud Powell 'The Genius Of Bud Powell' 1951

대중음악에서 천재라는 타이틀은 주로 레이 찰스에게 잘 쓰는 말이지만 재즈계에서는 단연코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다. 

가장 비밥적인 노선을 추구한 연주자로 정신착란과 약물 등 연주 이면은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이 또한 당시 흑인이 감수해야할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왼손 플레이가 오른손의 부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스피드로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했기에 그의 연주는 

지금 들어도 센세이션하다. 본 작은 두 가지 컨셉으로 연주되어 있는데 'Tea For Two'의 3가지 버전과 'Hallelujah'는 1950년 7월 뉴욕에서 

레이 브라운(베이스)과 버디 리치(드럼)가 함께한 트리오 연주이고, 'Parisian Thoroughfare'를 비롯한 8곡은 1951년 2월 역시 뉴욕에서 

피아노 솔로로 연주된 곡이다. 시종일관 건반을 휘몰아지는 버드 파웰의 연주가 압권으로 델로니어스 몽크의 솔로 앨범과 꼭 비교 감상해야할 

문제작이다. 


6. Charlie Haden & Pat Metheny 'Beyond The Missouri Sky' 1997

버브 뮤직의 정체성은 노먼 그랜츠에 의해 완성된 오리지널리티가 담겨 있는 음악에 국한해야 한다면 찰리 헤이든과 팻 메시니가 듀오로 연주한 

본 작은 그 기준에서 멀어 질 수 밖에 없다. 전통적인 스윙감보다는 앨범 커버에서 느껴지는 이 둘의 고향인 미주리의 자연이 느껴지는 

포크 성향이 짙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즈팬을 넘어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타이틀이기도 하다. 현란한 테크닉보다는 

음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연주하는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떠도는 팻 메시니의 어쿠스틱 기타를 감싸 안으며 

따뜻하게 연주된다. 다른 연주자에 의해 자주 연주되어 명곡 반열에 오른 'Our Spanish Love Song'과 찰리 헤이든이 자신의 아내 루스 카메룬을 

위해 만든 'First Song'을 듣고 있으면 누구든지 마음은 어릴 적 고향에 가 있게 된다. 라드카 토네프와 나윤선의 노래로 익숙한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도 아름답지만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영화 '시네마 천국'에 흐르는 'Love Theme'와 'Main Theme'이다. 

원곡의 서정미를 뛰어넘는 둘의 연주에는 어릴 적 고향에서 느낀 누이의 포근함이 담겨져 있다.


7. Charlie Haden Quartet West 'In Angel City' 1988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은 찰스 밍거스의 계보를 이으며 혁명적인 기치를 높게 휘날린 활동가이자 쿼텟 웨스트라는 낭만적인 그룹을 이끈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쿼텟 웨스트는 재즈의 가장 보편적인 편성인 색소폰 쿼텟으로 1986년 L.A.를 근거지로 결성되었다. 어니 와츠(색소폰), 

앨런 브로드벤트(피아노), 빌리 히긴스(드럼)로 출발하여 두 번째 앨범인 본 작에서는 로렌스 매러블이 드럼을 연주하고 이후 로드니 그린으로 

교체가 된다. 지역적인 특성도 있고 결성 당시부터 40~50년대 서부지역의 정서를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기에 한편의 영화 음악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오넷 콜맨과 함께 연주하던 1958~59년을 기억하며 연주한 'Sunday At The Hillcrest'를 시작으로 팻 메시니와 듀오로 연주한 

'Beyond The Missouri Sky'에도 실려 있는 'First Song'이 이어 흐른다. 어니 와츠의 테너 연주는 압권으로 발라드 뿐 아니라 알토처럼 

날선 연주가 곳곳에서 불을 뿜는다. 'Alpha'와 추후에 CD에 추가된 'Lonely Woman'까지 오넷 콜맨과 관련된 곡이 많은데 앨범 뒷면에 

당시 20대 초반의 찰리 헤이든 사진이 실려 있기도 하다. 

 


8. Charlie Parker 'With Strings' 1947~1952

강렬한 혼 파트가 강세인 재즈에서 현악 협연은 그리 많지 않으나 클리포드 브라운이 엠알씨에서 발표한 'With Strings'와 함께 현악의 풍성함을 

들을 수 있는 타이틀이 바로 찰리 파커의 본 작이다. 비밥의 거장 찰리 파커가 버브의 전신인 클레프 시절에 녹음한 것으로 당시는 찰리 파커가 

유럽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 뉴욕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보여주고 있을 전성기 시절로 1947년부터 1952년 사이 연주된 곡을 모아 놓은 앨범이다. 

다만 시기상 녹음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아쉬운 면도 있지만 스트링 섹션을 주눅 들게 하는 찰리 파커의 날렵한 알토 색소폰 연주는 음질 따위는 

전혀 문제 되지 않게 한다. 워낙 다채로운 톤과 연주를 들려주는 찰리 파커이지만 부드러운 현악이 함께해서인지 빠른 솔로도 애잔하게 들려온다. 

'Just Friends''Summertime''April In Paris'등 오리지널을 제외하고 주옥과 같은 스탠더드 24곡을 연주하는데 보컬 곡처럼 주테마를 

알토 색소폰이 연주하고 현악과 피아노가 약간의 솔로를 하는 형식으로 짧게(2~3분) 연주된다. 짧은 시간 안에서도 찰리 파커의 연주는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으니 그의 연주를 듣고자 하는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다. 


9. Charlie Parker & Dizzy Gillespie 'Bird & Diz' 1950

비밥의 역사적 인물 3명이 모여 있는 귀중한 앨범으로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그리고 델로니어스 몽크가 함께 하고 있다.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는 공동리더로 선의의 경쟁을 멋지게 펼치고 있는데 'Relaxin' With Lee'한 곡만 들어도 이 진검승부는 무승부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찰리 파커의 선명한 알토가 빛을 발하는 발라드 'My Melancholy Baby'에서는 이 둘의 조합이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를 

만끽할 수 있다. 발라드에서도 줄이지 않는 빠른 스피드와 작렬하는 높은 음은 비밥의 정형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버드와 디지가 만나 보여주어야 할 모든 것이 담긴 'Leap Frog'는 스튜디오 안에 정말 스파크가 일어났을 법한 치열함으로 가득하다. 

클레프에서 나온 오리지널 버전 외에 부 트랙들이 많은데 완벽하지 않은 스타트는 모두 넘기도 베스트를 만들어낸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 

할 수 있다. 본 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피아노에 델로니어스 몽크가 참여해 미니멀한 콤핑과 유니크한 솔로 라인으로 

두 리더에게 최대한 공간을 할애하면서도 개성을 발휘한 것이다. 베이스는 과묵한 컬리 러셀이 드럼은 테크니션 버디 리치가 함께 하고 있다. 


10. Count Basie Orchestra 'April In Paris' 1955~56

1940년대 후반부터 스윙 빅밴드의 인기는 점점 사글라 들더니 1950년에 카운트 베이스 오케스트라는 공식 해산을 선언하며 대식구를 먹여 

살릴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때 클럽 버드랜드에서 연주하게 되고, 노먼 그랜츠가 버브(당시 클레프)에서 녹음을 제안하게 되어 1950년대 

초반 다시 한 번 재즈 오케스트라의 열풍을 불러일으킨다. 그 중심에 있는 카운트 베이스의 앨범으로 재즈 오케스트라의 명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존 뉴먼, 테드 존스(tp), 프랑크 포스터, 프랑크 웨스(as) 등 최고 기량을 선보인 멤버들이 포진하고 있고, 와일드 빌 데이비스와 프랭크 포스터 등의 

편곡이 더해져 환상의 사운드를 보여준다. 'April in Paris'를 듣다보면 끝날 것 같으면서도 계속해서 '원 모어~타임'을 외치는 수장의 멘트가 

흐르는데 재즈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부흥을 알리는 외침 같아 더욱 흥겹고 정겹다. 당시 카운트 베이시의 유럽 투어 영상을 보면 손짓 하나로 

멤버들을 쥐락펴락 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스윙의 제왕 베니 굿맨 오케스트라도 울고 갈 '최상의 스윙'이다. 금관과 목관 파트의 박력 있는 

앙상블과 작은 체구로 폭발적인 연주를 구사하는 드러머 소니 페인도 사운드의 핵심이다. 


11. Duke Ellington With Johnny Hodges 'Side By Side' 1958~59

"듀크 엘링턴의 악기는 그의 오케스트라 그 자체"라는 말이 있듯이 그와 재즈 오케스트라는 따로 놓고 볼 수 없다. 카운트 베이시는 자신의 의도와 즉흥성을 

강조한 헤드 어레인지먼트 방식을 초기에 선호했다면, 듀크 엘링턴은 자신의 생각보다 멤버들의 개성을 살려 곡을 만들고 편곡하는 방식으로 

재즈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해 나갔다. 세월이 지나 비밥이 출현하고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최악의 ?황을 맞이한 빅밴드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해산하게 이른다. 그러나 1956년 뉴포트 재즈페스티벌에서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는 앨범과 투어를 이어가게 되고, 

당시 오케스트라의 전통을 대표하는 조니 호지스는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알토 색소폰의 수석으로 날렵하면서도 끈적이는 연주로 오랜 세월 

듀크 엘링턴의 곁을 지켰으며 다수의 리더작도 있는데 그중 듀크 엘링턴과 함께한 본 작은 2가지 편성을 싣고 있다. 'Squeeze Me'등 3곡은 

해리 '스위트스'에디슨(트럼펫), 레스 스판(기타), 알 홀(베이스), 조 존스(드럼)이 함께한 1959년 식스텟 편성이고, 

1958년 연주는 로이 엘드리지(트럼펫)와 벤 웹스터(테너 색소폰)와 함께 빌리 스트레이혼이 엘링턴 대신 피아노를 연주한다. 


12. Ella Fitzgerald 'Ella In Berlin' 1960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이 함께한 'Ella & Louis'(1957)는 재즈 보컬의 금자탑 같은 앨범으로 노래와 연주 모두가 완벽한 최상의 예술품이다. 

그러나 엘라의 노래만으로 꾸며진 앨범에서 고른다면 당연히 본 작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콜 포터와 어빙 벌린 등 틴팬엘리 작곡가들의 곡을 노래한 

송북이 서운해 할 수 있지만 화려한 스캣과 자신감 넘치는 음색과 곡 해석, 그리고 관객의 호응 등 재즈보컬의 모든 것이 실려 있는 교과서이자 참고서가 

아닐 수 없다. 1960년 1월 13일 베를린 실황으로 당시 버브의 하우스 피아니스트인 오스카 피터슨 대신 엘라가 가장 편안해 한 폴 스미스(피아노)가 

연주하고 있다. 편성은 오케스트라가 아닌 짐 홀의 기타가 더해있는 쿼텟으로 보컬을 완벽히 서포트하는 세션과 그 연주에 노래하는 엘라까지 모두 대단하다. 

고혹적인 'Misty'와 'Summertime', 그리고 프랭크 시나트라 풍으로 부르는 'The Lady Is A Tramp'등 모든 곡에서 능수능란하게 기교와 감성을 발산하고 있다.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Mack The Knife'로 가사 일부분이 기억나지 않아 즉석해서 가사를 만들어 노래하고 루이 암스트롱을 흉내 낸 스캣까지 더해 우리를 

웃게 만든다. 


13. Gene Ammons & Sonny Stitt 'Boss Tenors In Orbit!' 1962

동일한 악기가 같이 연주되는 배틀 연주는 흔치 않지만 테너 색소폰에는 유명한 조합이 둘이나 된다. 백인 연주자인 알 콘과 주트 심스, 그리고 흑인 연주자인 

진 아몬스와 소니 스팃으로 활동 기간과 앨범은 알 콘과 주트 심스가 길고 많지만 재즈의 진국은 아무래도 후자의 두 거장이다. 보스 테너는 진 아몬스가 

2년 전 블루노트에서 발표한 'Boss Tenor'(1960)로 인해 그의 상징이지만 1961년 버브에서 테너와 알토를 완벽하게 스위치하는 소니 스팃과 함께 

'Boss Tenors: Straight Ahead From Chicago 1961'를 선보이면서 보스 테너는 투톱으로 정리가 된다. 다음해인 1962년 보스 테너의 결정판인 본 작이 나오는데 

두 테너맨과 돈 패터슨(오르간), 폴 위덴(기타), 빌리 제임스(드럼)로 이루어진 오르간 트리오가 함께 연주한다. 'Walkin'''Why Was I Born?'에서는 

소니 스팃이 테너 대신 알토를 연주하고 있으며, 전작에 'Autumn Leaves'가 명연이었다면 본 작에서는 두 테너의 배틀이 환상적인 'Bye-Bye, Blackbird'가 

있다. 이와 같은 앨범 스타일은 노먼 그랜츠가 아닌 크리드 테일러의 성향으로 대중적인 인기의 한계를 느껴서인지 이후 보사노바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14. Gene Krupa & Buddy Rich 'Krupa & Rich' 1955

스윙의 제왕 베니 굿맨 오케스트라에서 멋진 외모로 드럼을 연주하는 진 크루파의 인기는 리더를 넘어설 정도였는데 그 절정은 'Sing Sing Sing'의 

드럼 솔로에 담겨있다. 진 크루파와 함께 드럼 배틀을 연주하는 버디 리치 또한 스윙 드럼의 1인자 중 한 명으로 아티 쇼와 토미 도시 오케스트라에서 스틱을 

잡은 거장이다. 이 둘이 노먼 그랜츠와 의기투합하여 J.A.T.P.의 주역들과 함께 신명나는 시나위 한판을 벌인 것이 클레프 시절에 나온 본 작이다. 

재즈 뿐 아니라 록에서도 이 둘의 드럼 배틀은 전설로 남아 있는데 드럼 연주의 핵심인 타이트한 스네어 연주는 감상자를 끊임없이 긴장 시키며 궁지로 

몰고 간다. 드럼 연주 뿐 아니라 디기 길레스피/ 로이 엘드리지(트럼펫), 일리노잇 재킷/ 플립 필립스(테너 색소폰), 오스카 피터슨(피아노), 

허브 엘리스(기타), 레이 브라운(베이스)이라는 최강의 연주자가 벌이는 연주도 놓칠 수 없다. 오리지널 LP에 실린 5곡 중 2곡씩을 각각 연주하고 

두 번 째 곡 'Bernie's Tune'에서만 드럼 배틀을 벌인다. 그리고 추가된 보너스 트랙 2곡은 원래 버디 리치가 노그랜에서 발표한 

'The Wailing Buddy Rich'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세션진도 모두 다른 연주이다. 


15. Gerry Mulligan 'Night Lights' 1963

바리톤 색소폰의 1인자로 오랜 세월 재즈계를 이끈 게리 멀리건은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쿨한 연주와 뛰어난 편곡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지 팩스턴, 진 크루파 등 재즈 빅밴드에서 연주와 편곡을 맡아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마일스 데이비스의 'Birth Of The Cool'(1949)에서 작곡-편곡-연주까지 

1인 3역을 맡아 주목 받기 시작한다. 이후 조니 호지스, 폴 데스몬드, 주트 심스, 스탄 게츠 등과 협연을 하면서 거장으로 성장하게 되고 199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본 작은 그의 개성이 짙게 밴 쿨 재즈의 대표작으로 1950년대 초반 트럼페터 쳇 베이커와 함께 했던 피아노 없는 

쿼텟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아트 파머(트럼펫/ 플루겔혼), 밥 브룩마이어(트롬본), 짐 홀(기타), 빌 크로우(베이스), 데이브 베일리(드럼)이 연주하는 

섹스텟이지만 피아노가 없고 멜로디 악기들이 총주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건조한 쿨 재즈 스타일을 잘 간직하고 있다. 'Night Lights'는 1963년과 버전과 

게리 멀리건이 클라리넷을 부는 1965년 버전 2가지가 있다. 보사노바의 명곡 'Morning Of The Carnival'과 쇼팽의 프렐류드 E minor를 재즈로 연주한 곡까지 

모든 곡이 깔끔하다. 


16. Herb Ellis 'Nothing But the Blues' 1957

노먼 그랜츠 사단의 기타 수석 허브 엘리스는 오스카 피터슨과 함께한 연주로 유명하지만 버브와 후반기 콩코드에서 발표한 앨범 또한 귀중한 재즈 기타의 

기록이다. 본 작은 버브 설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한 연주로 로이 엘드리지(트럼펫), 스탄 게츠(테너 색소폰), 레이 브라운(베이스), 스탄 레이(드럼)로 

이루어진 퀸텟으로 연주한 8곡에 J.A.T.P. 올 스타즈가 모여 프랑스 파리에서 녹음한 4곡이 추가된 앨범이다. 허브 엘리스는 싱글 노트를 주로 구사하는 

정통파로 코드 워크에서는 피아노의 빈자리까지 완벽하게 메우며 연주하고 있다. 최강의 호화 세션진들이 포진하고 있어 그의 기타 솔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Soft Winds'에서 그랜트 그린과 웨스 몽고메리 스타일을 멋지게 조합한 기타 솔로를 들려주고 있다. 파리 세션은 오스카 피터슨 쿼텟에 

곡마다 콜맨 호킨스(테너 색소폰)와 디지 길레스피(트럼펫) 등이 번갈아 연주하고 있는 올 스타즈 스타일로 역시 오스카 피터슨의 활기찬 피아노 연주가 

사운드를 이끌어 간다. 2010년 3월 28일 80평생을 기타와 함께 살다 간 거장의 전성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17. Herbie Hancock 'The New Standard' 1995

재즈계 카멜레온인 허비 행콕의 다채로운 성향을 잘 보여주는 걸작으로 1990년대 재즈를 대표하는 앨범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은혜로 하드밥과 퓨전 재즈의 

중심에서 모든 것을 습득한 그이기에 1970~80년대 보여준 휭키와 월드 뮤직을 아우르는 퓨전 사운드는 지금도 재즈의 대표 연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허비 행콕이 외친 것은 '새로운 스탠더드'의 발굴이다. 오랜 세월 연주되어 온 재즈 스탠더드에서 벗어나 시대와 호흡하는 곡을 스탠더드로 

안착시키고 연주하는 것이다. 이글즈의 'New York Minute'를 시작으로 피터 가브리엘의 'Mercy Street', 비틀즈의 'Norwegian Wood', 

스티비 원더의 'You've Got It Bad Girl'등 영미권의 팝과 록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멜로디를 차용하여 즉흥연주만을 나열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곡에 새로운 기를 불어 넣어 완전히 다른 곡을 만드는 방식을 구사했다. 마이클 브레커(색소폰), 존 스코필드(기타), 데이브 홀랜드(베이스), 

잭 디조넷(드럼), 돈 엘리어스(퍼커션)같은 재즈의 정통파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2008년 그래미 본상 수상 후 보폭이 더욱 넓어져 지금도 

연주와 앨범이 기다려지는 현역이다. 


18. Jimmy Smith & Wes Montgomery 'The Dynamic Duo' 1966

지미 스미스의 오르간 연주는 블루노트에 잘 간직되어 있지만 60년대부터는 버브에 기록되어 있다. 보통 오르간 연주는 기타와 드럼이 함께 하는 트리오를 

중심으로 테너 색소폰 정도가 더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본 작에서는 20명에 이르는 빅밴드와 함께 연주되고 있어 소울과 스윙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웨스 몽고메리가 지미 스미스와 함께 공동 리드를 하고 있어 빅밴드 사운드에서도 오르간과 기타는 전혀 기죽지 않고 충분히 솔로를 펼친다. 

앨범 타이틀처럼 두 거장의 연주가 다이내믹하지만 편곡의 마술사 올리버 넬슨의 빅밴드 사운드 또한 다이내믹이 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트레디셔널 곡 

'Down By The Riverside'를 흥겹게 연주하고 나서는 오스카 피터슨의 'Night Train'으로 익숙한 'Happy-Go-Lucky Local'이 화려한 빅밴드 연주로 시작한다. 

모든 연주자의 혼연일체된 연주는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의 꽉 찬 사운드를 듣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음량의 차이인지 두 거장의 연주와 빅밴드 반주가 

약간 분리되어 들리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생동감 넘치기도 한다. 


19. Joe Henderson 'Lush Life: The Music of Billy Strayhorn' 1991

1960년대 블루노트에서 영 라이언의 파워를 보여준 테너 색소포니스트 조 헨더슨의 당시 연주는 유연함 속에 독창적인 톤을 구사하는 외유내강 스타일로 

수많은 명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후 퓨전 재즈의 열기 속에서도 전향하지 않고 연주를 이어오다 80년대 신전통주의의 대두와 블루노트의 재발족 등 

여러 호재들로 1991년에 버브와 계약을 하게 된다. 그런 후 가장 먼저 실행한 프로젝트가 바로 듀크 엘링턴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빌리 스트레이혼의 곡을 연주한 송북이다. 이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송북 'Double Rainbow: Music of Antonio Carlos Jobim'(1995)까지 녹음을 한다. 

빌리 스트레이혼의 명곡 'Take 'A' Train''Lush Life'를 비롯해 'Blood Count''Lotus Blossom'등 10곡을 윈튼 마살리스(트럼펫), 스테판 스콧(피아노),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베이스), 그레고리 허치슨(드럼)과 함께 솔로-듀엣-트리오-쿼텟-퀸텟으로 다양하게 연주한다. 특히 드럼과 듀엣으로 연주하는 

'Take 'A' Train'은 조 헨더슨의 말년이 연륜으로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 John McLaughlin 'Promise' 1995

자유가 최대한 허락된 음악이 재즈이지만 몇몇 혁신가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난 연주를 구사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50년 가까이 연주한 거장들도 몇 장의 앨범으로 디스코스라피가 정리되기도 하는데 존 맥러플린은 마일스 데이비스를 능가할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며 폭넓은 연주자들과 연주한 기타리스트이다. 본 작이 녹음될 당시에도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와 G3 2탄을 기획하고 재즈록 그룹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의 90년대 버전을 'The Heart of Things'에 담고 있었으며, 리멤버 샥티도 준비하고 있을 때이다. 1990년대 이렇게 다양한 노선의 

연주 중 재즈팬에게 가장 사랑받는 앨범이 본 작으로 위에 설명한 스타일이 모두 모여 있다. 모던재즈쿼텟의 존 루이스가 만든 'Django'는 제프 벡과 함께 

연주하고, 트리오 연주는 조이 드 프란치스코(오르간)와 데니스 채임버스(드럼)가 힘을 보태고 있다. 'El Ciego'에서는 G3 멤버들과 연주하고, 'The Wish'는 

트릴록 구르투(퍼커션)와 자키르 후세인(타블라)이 샥티 사운드를 연출한다. 그 외 마이클 브레커와 데이빗 샌본, 그리고 스팅이 베이스 연주로만 참여한 

짧은 곡도 있다. 


21. John Scofield 'A Go Go' 1998

팻 메시니와 함께 퓨전 재즈 기타를 오랜 기간 양분해온 존 스코필드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뿌린 자양분을 먹고 자란 포스트 마일스의 우등생 중 하나이다. 

사용한 악기는 다르지만 흑인의 그루브와 휭키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 했으며 30년 넘게 그런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본 작은 엔자, 

그라마비젼, 블루노트를 거쳐 1990년대 중반 버브(폴리그램)로 이적하면서 발표한 앨범으로 합병되기 전 폴리그램에서 나온 앨범이기도 하다. 공격적인 

그라마비젼 시절과 휭키를 기본으로 포스트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인 블루노트와 구분되는 버브 시절의 연주는 앨범마다 편성을 달리하며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중 가장 센세이션 했으며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본 작은 1990년대 등장한 잼 밴드의 선두주자 메데스키, 마틴 앤 우드(MM&W)와 

함께한 연주이다. MM&W도 벌써 20년 가까이 된 중견 밴드이지만 당시 이들은 최첨단의 사운드를 보여주는 그룹으로 존 스코필드와의 합작은 그야말로 

새로운 재즈에 목마른 젊은 팬들을 사로잡았다. 소울 재즈에서 들어왔던 오르간이 중심이 된 리듬 세션, 그리고 휭키한 기타 스트록과 특유의 출렁이는 

기타 솔로는 듣는 내내 가슴을 뛰게 한다. 


22. Johnny Hodges 'With Billy Strayhorn And The Orchestra' 1962

재즈계의 귀족 듀크 엘링턴의 오케스트라에서 오른팔 역할을 평생 해온 조니 호지스의 알토 색소폰은 춤을 추듯 경쾌하면서도 끈적거리는 감성이 살아 있어 

참으로 낭만적으로 들린다. 그가 역시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편곡을 맡아 숨은 공로를 많이 세운 빌리 스트레이혼과 그의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앨범이다. 의외로 보수적인 재즈계에서 동성애자이기에 차별 받았을 빌리 스트레이혼의 음악 인생에서 이렇게 실력파(폴 곤잘레스, 

퀸틴 잭슨, 캣 앤더슨, 해리 카니 등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주역들) 연주자들과 함께 작업 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리더답게 조니 호지스의 알토가 

곡마다 기운차게 연주되기 때문에 정통적인 재즈 오케스트라 연주라기보다는 고전음악의 협주곡 같이 알토 색소폰이 오케스트라가 협연을 벌리는 스타일이다. 

본 작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런 컨셉의 앨범이 당시 좀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한다. 듀크 엘링턴의 'Don't Get Around Much Anymore'를 조니 호지스와 

빌리 스트레이혼의 곡이 고르게 연주되는데 빌리 스트레이혼의 명곡인 'Take 'A' Train''Lush Life''Chelsea Bridge'가 빠진 것 부분은 아쉽다. 


23. Lester Young & The Oscar Peterson Trio 'With The Oscar Peterson Trio' (1952)

클레프에 이어 1953년에 노먼 그랜츠가 설립한 노그랜 레이블에서 나온 앨범으로 J.A.P.T.의 대표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연주이다. 

오스카 피터슨(피아노), 바니 캐슬(기타), 레이 브라운(베이스), J.C. 허드(드럼)라는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확장된 쿼텟과 호흡을 맞추는 레스터 영의 

이름 데 없는 넉넉한 스윙을 만날 수 있다. 4년 후 피아니스트 테니 윌슨과 함께 기타가 빠진 퀴텟으로 연주한 'Pres & Teddy'에 버금가는 연주로 화려한 

리듬 섹션으로 인해 40년대 전성기를 능가하는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여유롭게 블로윙하는 레스터 영의 테너 색소폰 연주가 

멋진 블루스 'Ad Lib Blues'를 시작으로 'Autumn In New York''April In Paris'의 작곡자로 낭만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곡가 

베논 듀크의 'I Can't Get Started'가 바니 캐슬의 기타 안내를 받아 추남(秋男)의 테너가 흐른다. 앨범의 백미는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

'Star Dust'로 분위기 있는 비브라토가 매력적인 주선율 사이 빈틈없이 집어넣고 있는 음들이 콜맨 호킨스와는 다르게 여백이 느껴진다. 

알 콘과 주트 심스가 보여준 테너 색소폰의 향연이 여기에 이미 다 있었다. 


24. Lester Young-Teddy Wilson Quartet 'Pres & Teddy' (1956)

베니 굿맨, 진 크루파, 벤 웹스터와 함께 2009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테너 색소폰의 대통령(Prez) 레스터 영의 말년 작이다. 

프레즈는 음악적 영감을 교감하던 보컬리스트 빌리 홀리데이가 지어준 애칭으로 (영은 빌리에게 Lady Day라는 애칭을 선사)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친 

그의 연주를 상징하는 적절한 단어이다. 1940년대 중반 군 입대와 함께 전성기를 마무리 했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주어진 임기를 다하듯 유연하게 

테너 색소폰을 연주해 내고 있다. 말년 작에 해당하는 본 작에서 베니 굿맨 오케스트라 출신으로 솔리스트의 반주를 완벽하게 책임져준 피아니스트 

테디 윌슨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연주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레스터 영의 테너 색소폰이 돋보인다. 스윙 시대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에서 

환상의 라이드 심벌 연주를 선보인 조 존스(드럼)의 연주에 맞춰 매끄럽게 스윙을 타는 'All Of Me'와 발라드 연주의 모범을 보여준 

'Our Love Is Here To Stay'는 그야말로 레전드이다. 'With The Oscar Peterson Trio'에서 보여준 오스카 피터슨과 테디 월슨의 피아노 연주는 반주자의 

스타일을 공부 할 수 있는 좋은 비교 대상이다. 


25. Lionel Hampton 'The Lionel Hampton Quintet' 1954

비브라폰의 명인 라이오넬 햄프턴은 1930년에 루이 암스트롱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고 역사상 첫 재즈 비브라폰 연주를 녹음한 이래 베니 굿맨(클라리넷), 

진 크루파(드럼)와 트리오를 이룬 거장 중 거장이다. 그리고 1938년 1월 16일 카네기홀에서 베니 굿맨과 연주하면서 재즈의 역사적인 장면에 그의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자신의 밴드에서 후배들을 잘 조련시켜 재즈필드에 배출한 공로도 매우 중요하다. 본 작은 클레프 시절의 녹음으로 당시 노먼 그랜츠에게 

총애를 받던 오스카 피터슨(피아노)과 레이 브라운(베이스), 그리고 스윙 드럼의 거장 버디 리치와 정감 있는 클라리넷 연주자 버디 데프랑코가 함께한 

연주로 밀트 잭슨이 있던 모던재즈쿼텟과는 다른 전통적인 스윙감을 바탕으로 비브라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베니 굿맨과의 연주로 유명한 

'Flying Home'을 시작으로 낭만적인 클라리넷 연주로 인해 뉴올리언즈의 어느 거리가 떠오르는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가 이어 흐른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은 스윙 리듬이 피치를 올리고 솔로가 절정에 이를수록 더욱 강하게 울려 퍼진다. 

2장의 LP를 하나의 CD로 묶은 앨범으로 곡과 연주 모두 대만족이다. 


26. Mel Torme 'Swings Schubert Alley' 1960

드럼연주로 음악을 시작한 멜 토메는 199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성기를 누린 남성 재즈 보컬의 일인자로 토니 베넷과 함께 도회적이고 세련된 노래를 

들려주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인해 '부드러운 안개'같다하여 벨벳(Velve) 보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크루너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박력 있는 스캣을 선보인 말년작도 훌륭하지만 본 작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사운드를 책임진 마티 페이치 오케스트라 연주는 스윙감에 안정감까지 

더해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를 창조해 내고 있다. 피아니스트로도 활약한 마티 페이치는 할리우드에서 영화와 TV쇼의 음악을 작곡, 편곡하여 재능을 

인정받은 음악인으로 브로드웨이의 유명 스쓅더드를 노래한 본 작의 컨셉과 딱 맞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앨범 타이틀인 슈버트 앨리(Schubert Alley)는 뉴욕 맨해냆 44번가에 있는 100m도 안 되는 거리이지만 뮤지컬과 그와 관련된 행사들이 이루어지는 명소이다. 

1956년 뮤지컬 'Mr Wonderful'에서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부른 'Too Close for Comfort'를 시작으로 콜 포터가 만들어 뮤지컬 'Kiss Me, Kate'에 실린 

'Too Darn Hot'까지 모든 곡이 백미이다. 


27. Michael Brecker 'Nearness Of You: The Ballad Book' 2001

살아있다면 당연히 테너 색소폰의 왕관 타이틀을 갖고 있을 마이클 브레커는 완숙한 재즈를 들려줄 나이인 환갑을 목전에 두고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불세출의 아티스트이다. 브레커 브라더스와 스텝스 등 퓨전 성향의 그룹 연주에서 차고 넘치는 블로윙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이후 존 콜트레인 스타일을 

다방면으로 받아들여 거장으로 우뚝 서게 된다. 2000년대 버브에서 보여준 낭만적인 연주는 그의 말년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 본 작은 

'발라드 북'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아름다운 곡으로 가득하고 함께 연주하는 허비 행콕(피아노), 찰리 헤이든(베이스), 잭 디조넷(드럼), 팻 메시니(기타)의 

참여는 단순히 감상적인 발라드 연주에만 머물지 않게 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함께 활동한 제임스 테일러는 'Don't Let Me Be Lonely Tonight'와 

'The Nearness Of You'두곡에 보컬로 참여해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어떤 재즈 보컬리스트의 노래보다 감상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격정적인 블로윙 대신 보다 두터워진 비브라토를 멋지게 구사하는 브레커의 귀중한 연주이다. 특히 팻 메시니는 본 작을 연주하면서 4년 전 찰리 헤이든과 

작업한 'Beyond The Missouri Sky'를 떠올렸다고 하면서 들을수록 더 듣고 싶어지는 앨범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28. Oscar Peterson Trio 'We Get Request' 1964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는 피아노-베이스-드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냇 킹 콜은 드럼 대신 기타를 넣어 피아노와 보컬을 강조했으며 보다 실내악적인 앙상블을 

선보였다. 냇 킹 콜의 영향으로 오스카 피터슨도 드럼리스 피아노 트리오를 즐겨했는데 50년대 후반 기타리스트 허브 엘리스가 탈퇴하면서 일반적인 트리오로 

전향하게 된다. 이때 드러머 에드 씨그펜이 등장하여 60년대 중반까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황금기를 다시 한 번 누리게 된다. 'We Get Requests'는 그때 

당시의 최고 인기작으로 'The Trio'(1961), 'Night Train'(1962)의 뒤를 잇는 스윙감 넘치는 피아노 연주가 가득하다. 특히 국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레이 브라운과 에드 씨그펜이 피터슨과 함께 아기자기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어 빌 에반스 트리오와 함께 피아노 트리오의 필청 0순위 앨범이다. 

이후 파블로와 텔락 레이블로 옮기게 되지만 세상 떠날 때 까지 그의 스윙은 멈추지 않았다. 'Getz/ Gilberto'에 수록되어 있는 

'The Girl From Ipanema''Corcovado'가 피터슨 트리오로 연주되어 있으니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9. Stan Getz & Charlie Byrd 'Jazz Samba' 1962

'새로운 움직임'이라는 보사노바는 당시 쿨 재즈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며 이름에 걸 맞는 새로움을 선사했다. 조앙 질베르토와 부인인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보컬은 이런 새로운 형식에 걸 맞는 노래를 들려주었고, 스탄 게츠의 테너 색소폰은 그 새로움에 재즈의 무게를 실어 주었다. 

그래서 발매 50년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아직도 보사노바의 대표작은 'Getz/ Gilberto'이다. 그러나 그 이전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가 브라질에서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조앙 질베르토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 시기는 훨씬 늦어졌을 것이다. 지금이야 보사노바가 팝의 한 장르로 인식될 정도로 

익숙하지만 당시는 새롭고 이국적인 리듬이었기에 'Getz/ Gilberto'보다 이전에 녹음된 본 작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시 스탄 게츠는 1958년부터 지내고 있던 덴마크 코펜하겐의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로 오자마가 50년대 명연을 남긴 버브에서 

노먼 그랜츠의 후임인 크리드 테일러와 보사노바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그 시작이 바로 'Jazz Samba'이다. 

당시 그 누구도 보사노바로 인해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30. Wes Montgomery 'Willow Weep For Me' 1966

재즈 기타의 화려함을 잘 보여주어 대중적인 인기도 누린 웨스 몽고메리의 후반기 작품으로 1965년 여름과 가을에 가진 뉴욕의 하프 노트 클럽 

실황작으로 'Smokin' At The Half Note'도 같은 시기에 녹음된 연주이다. 웨스 몽고메리의 기타 특징은 피크를 이용한 연주가 아닌 오른손 엄지로 

연주하는 썸 피킹(Thumb Picking)과 같은 음을 한 옥타브 차이를 두고 함께 연주하는 옥타브 주법(Octave Playing)이?. 첫 곡 'Willow Weep For Me'부터 

풍성하고 스윙감 넘치는 그의 기타 특징들이 고스란히 표현되고 있다. 마일스 데이?스의 걸작인 'Kind Of Blue'의 리듬 세션인 윈튼 켈리(피아노), 

폴 채임버스(베이스), 지미 콥(드럼)을 기본으로 조지 벤슨, 다이애나 크롤, 최근에 폴 포츠의 앨범에까지 힘을 보탠 클라우스 오거만(Claus Ogerman)의 

금관과 목관 앙상블이 더해져 있는데 스트링 세션으로 들릴 정도로 부드럽고 곱게 연주된다. 존 콜트레인의 'Impressions'에서는 팻 메시니가 자신의 

트리오에서 연주하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화려하고, 몽고메리를 대표하는 'Four On Six'가 이어진다.


                  - 재즈피플 편집장 김광현 -